쑥쑥크는 수입맥주, 국산맥주 수출액의 2배 넘었다

지난해 국내 맥주 수입량이 수출액의 2배를 넘어섰다. 수입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주류업계는 물론 유통업계까지 해외맥주 수입에 가세해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편의점 등 가정용 주류시장에선 수입맥주 점유율이 40%를 웃돈다.


10일 관세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 수입액은 1억8206만달러(1~11월 누적금액을 산술평균한 추정치·한화 약 2200억원)로 전년보다 28.3%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국산맥주 수출액 추정치 8890만달러(1074억원)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무역적자' 맥주산업…4년만에 수입·수출액 2배 격차=맥주 수입은 2010년 이후 본격 증가하기 시작해 2012년 국산맥주 수출액을 처음 역전했다. 거센 수입맥주 공세에 2011년까지 줄곧 무역흑자를 내던 맥주산업이 2012년 578만달러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해외 맥주 수입량은 2013년 8967만달러, 2014년 1억1169만달러, 2015년 1억4186만달러로 연 평균 20~30% 안팎 성장했다. 국가별로는 지난해 11월말 현재 '아사히'·'기린' 등 일본 맥주 수입이 467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중국(2439만달러)이 뒤를 이었다. 맥주로 유명한 독일(1857만달러)은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아일랜드(1672만달러), 네덜란드(1379만달러), 벨기에(1181만달러), 미국(883만달러) 등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카스'·'하이트' 등 국산맥주 수출액은 2013년 7225만달러, 2014년 7318만달러, 2015년 8446만달러 등으로 증가율이 미미했다. 지난해에도 수출 상위 10개국 가운데 중국·일본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 수출액이 전년보다 줄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최근 3년간 해외맥주 수입액이 2배 늘었지만 국산맥주 수출액은 23% 증가하는데 그쳤다. 국산맥주 수출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2012년 첫 무역 적자를 낸 지 4년만에 수출액과 수입액 격차가 2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600만달러를 밑돌던 무역적자는 9300만달러를 넘어섰다.


◇다양해진 소비자 입맛…수입맥주 시장 더 큰다=수입맥주 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다양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서다. 특히 식당, 술집 등을 제외한 가정용 주류시장에선 수입맥주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마트의 전체 맥주 매출에서 수입맥주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33.2%에서 2015년 38.3%, 지난해 43.2%로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의 수입맥주 점유율도 2014년 23.5%에서 지난해 44.3%로 뛰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입맥주를 찾는 수요가 점점 늘어 올해는 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1~2년 안에 수입맥주 판매량이 절반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수입맥주 시장이 커지면서 국산맥주 매출은 빨간불이 들어왔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지난해말 주요 제품 가격을 잇따라 인상하면서 상시 할인판매가 가능한 수입맥주의 가격 경쟁력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주류 업계 한 관계자는 "수년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맥주 수입량은 2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맥주 수출 판도가 급변하지 않는 한 무역적자 기조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