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이야?…한국타이어 테크노돔 "신기술 메카 될 것"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사진제공=한국타이어

10개의 건물이 하나의 광장으로 연결된 돔 형태의 연구소는 타이어의 '굴뚝산업' 이미지를 떨쳐버렸다.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알루미늄 소재의 지붕, 재활용 건축 자재를 비롯해 친환경 자재가 주로 쓰인 건물은 친환경 건축물 인증 제도인 '리드'(LEED)'의 골드(Gold) 인증을 획득했다.


1941년 한국 최초의 타이어 회사로 역사를 시작한 한국타이어 (58,800원 ▼2,100 -3.45%)가 2년여만에 완공한 신축 중앙연구소 '테크노돔'(Hankook Technodome)의 모습이다. 한국타이어는 테크노돔을 발판 삼아 국내 타이어업계 1위 기업이자 글로벌 매출액 세계 7위 기업인 현재의 지위를 넘어 더욱 도약할 방침이다.

한국타이어는 18일 대전 유성구 죽동지구 대덕연구단지에 건립한 신축 중앙연구소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의 준공식을 가졌다. 1982년 세워진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를 잇는 R&D 센터다.

서승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고, 다양한 고객의 수요에 최적화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최첨단 연구시설인 테크노돔을 완성했다"며 "이곳은 하이테크 기술력의 메카로 유럽, 미국, 중국 등에 위치한 주요 기술센터를 이끄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크노돔은 2014년 기공식 이후 2년여만에 완공됐다. 2664억원이 투입돼 면적 9만6328㎡의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인 연구동과 지상 7층, 지하1층 규모의 레지던스 건물로 완성됐다. 애플 사옥을 설립한 것으로 유명한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국내 건축물 최초로 설계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경영운영본부장(사장)은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에서 모든 혁신이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랐다"며 "하이테크 건축의 거장인 노먼 포스터 경이 설립한 '포스터 앤 파트너스'를 선택한 이유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미래 자동차인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이 요구하는 기술력 개발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최첨단 연구, 시험 설비로 테크노돔을 채웠다. 국내 업계 유일의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설치, 실제 상황과 동일한 가상 주행에서 타이어가 견뎌야 하는 외부 요인을 디지털로 기록할 수 있게 했다.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사진제공=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는 이와 함께 금산공장 G트랙 주행시험장보다 더 큰 규모로 최고시속 250km를 달릴 수 있는 고속주행시험장 건립을 추진하는 등 현재 매출액대비 2.3% 수준인 R&D 비용을 향후 더 확대할 방침이다. 연구인력도 현재 750명에서 2020년 1000여명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높은 R&D 기술력을 바탕으로 테슬라 모델3, BMW 7시리즈, 포르쉐 마칸 등에 타이어를 공급 중인 한국타이어는 최근에는 슈퍼카 업체와 타이어 초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영업이익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부회장은 "올해 타이어 원료 가격 하락에 따라 타이어 가격이 하락되면서 매출 7조원 목표 달성은 어려워졌다"면서도 "타이어 판매 수량은 성장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이익은 1조원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들어 국내 M&A(인수합병) 시장의 큰 손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 미래 시장 변화에는 대응하겠다면서도 단기 목표로 구체화 된 것은 없다고 했다.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는 그간 한 우물만 파오다가 최근 들어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전통적 제조업보다는 기술, 브랜드 등 무형자산을 추구하는 사업 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한온시스템 인수가 어느 정도의 이러한 예"라고 말했다.

18일 대전 유성구 죽동지구 대덕연구단지에서 열린 한국타이어 신축 중앙연구소 '테크노돔' 준공식에 참가한 (왼쪽부터) 문동환 한국타이어 한국지역본부장 전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박병국 한국타이어 노조위원장, 정윤철 카이스트 교수, 김한기 대림산업 대표, 진윤수 충남대학교 부총장,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CEO 겸 한국타이어 마케팅 본부장 사장, 권선택 대전광역시 시장, 서승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경영기획 본부장 겸 한국타이어 경영운영 본부장 사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김병준 현대자동차 이사,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김형남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부사장/사진제공=한국타이어

그러면서 "포부는 있지만 시장 매물도 봐야하고, 원하는 매물이 나오란 법은 없어서 유동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M&A 대상이 자동차 산업을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인수전이 시작된 금호타이어에 대해선 인수 참여 가능성을 일축했다. 조 사장은 "금호타이어는 한국타이어와 겹치는 게 많아 욕심이 나지 않는다"며 "한국타이어는 이미 포트폴리오가 글로벌화 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정거래법상 금호타이어 인수전 참여는 가능하지만 승인이 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참여 의미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되가져가거나 해외 기업이 인수해도 한국타이어에는 큰 영향이 없다"며 "한국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접근하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한국타이어에게 한국 시장의 포션(비중)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준공식 외빈으로 참석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를 도울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금호가 두 형제가 소송전을 모두 거두기로 하며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금호석화가 박삼구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박 회장은 백기사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