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불황 도미노...최대 설계 협력업체 쏘테크 무급휴직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삼성중공업

올해 1조5000억원 넘는 적자를 낸 삼성중공업 (9,630원 ▲90 +0.94%)의 불황 여파가 최대 설계 협력업체까지 번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설계 협력업체 쏘테크는 내년부터 △임금피크제 도입 △저성과자 무급휴직 △특·잔업 폐지 △연차 전량 소진 독려 등을 골자로 한 비상 경영에 도입한다.

지난해 말부터 쏘테크 임직원 사이에서는 경영실적 악화로 인해 15% 정리해고, 10% 무급휴직뿐만 아니라 남성 직원들까지 육아휴직을 장려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이는 일부 사실로 판명된 셈이다.

쏘테크 임금피크제는 올해 1월부터 시행되며 만 56세부터 매년 10% 감액된 임금을 지급 받는 식이다. 저성과자 대상 무급휴가는 100여명이 대상으로, 쏘테크 전체 임직원 1100여명 중 10% 가량이다.

아울러 김종윤 쏘테크 대표이사는 지난해 말 '위기극복을 위한 대표이사 메시지'를 통해 "2016년 1100여명의 고용보장을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 하고자 한다"며 자구 방안을 밝힌 바 있다.


우선 향후 쏘테크 설계부문의 신규채용을 중단하고, 기능별 추가 필요 인력이 발생할 경우 내부 직무전환을 통해 조정해나갈 방침을 정했다. 이 외에도 긴급 돌발 프로젝트를 제외한 특·잔업 폐지, 4월부터 9개월간 무급휴직, 저부하 시기를 활용한 교육역량 강화 등을 언급했다.

김 대표이사는 2016년 경영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쏘테크 임직원 모두에게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는 각오로 임해줄 것도 당부했다.

이 같은 쏘테크 비상경영은 삼성중공업 불황에 따른 것이다. 쏘테크는 주로 삼성중공업의 설계부문 협력으로 매출을 일으키는 구조다. 삼성중공업이 다른 대형 조선업체와 마찬가지로 해양플랜트 대규모 손실 등에 따른 경영 악화에 시달리자 그 여파가 번졌다는 평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2분기 1조5000억원 넘는 손실을 거뒀다.

조선업체 불황에 따른 협력업체 부진 도미노는 처음이 아니다. 현대중공업 사내협력업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중공업 (119,300원 ▼100 -0.08%) 사내협력업체 300여곳 가운데 50여곳이 폐업했으며 1600여명의 협력업체 직원 체불임금이 80억원에 달했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간 폐업한 사내협력업체는 30여곳이었다.

대우조선해양 (32,700원 ▼600 -1.80%) 협력업체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조선 빅3의 하청 기능직원들 수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체 불황이 지속될수록 협력업체에 지급하는 기성비(작업 대금) 규모도 줄고 지급시기도 미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협력업체 불황과 도산은 조선업으로 먹고사는 울산·거제 등의 지역 경제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