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소득세, 법인세보다 10조 더 걷었다

정부가 지난해 법인세보다 소득세를 10조원 이상 더 걷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소득세는 7조5000억원 증가한 반면 법인세는 3조원 가량 감소했다. 경기 부진으로 법인세수가 줄어든 반면 취업자수 증가와 공제 축소 등으로 근로소득세는 크게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세수 결손 10조9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세수 부족으로 인해 정부 결산 결과 '쓰고 남은 돈' 격인 세계잉여금이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2014회계연도 세입·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총세입은 298조7000억원, 총세출 291조5000억원, 결산상 잉여금 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다음연도에 이월해야 하는 이월액 8조원을 차감한 세계잉여금은 8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2012 회계연도 이후 3년 연속 적자다.

◇세수결손 10.9조 = 총세입은 298조7000억원으로 예산대비 11조원 모자랐다. 국세수입(205조5000억원) 결손액은 10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재부는 기업 실적 하락에 따른 법인세 부진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법인세수는 예산 대비 3조3000억원이 덜 걷혔다. 2013년 귀속 세전이익이 전년대비 5조원 이상 줄어든 때문이라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내수부진,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부가가치세(-1조4000억원)와 관세(-1조9000억원)에서도 ‘펑크’가 났다. 반면 부동산 거래 증가로 양도소득세가 1조1000억원 더 걷혔고 근로소득세도 예산대비 5000억원 늘었다.

◇朴정부 소득세 7.5조 증가·법인세 3조 감소 = 문제는 세수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영향 탓이라지만 소득세와 법인세간 격차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예산 대비 실적을 보면 소득세가 1조1000억원, 법인세가 3조3000억원 덜 걷혔다. 하지만 내용을 따져보면 심상찮다. 지난해 걷은 소득세는 53조3000억원으로 법인세(42조7000억원)보다 7조6000억원이 더 많다. 2012년 45조8000억원 걷었던 소득세는 박근혜 정부 출범 후 2년간 7조5000억원 늘었다. 이중 근로소득세는 5조6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세수중 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23.6%에서 2014년 25.9%로 올랐다.

반면 법인세는 2012년 45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42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비중도 20.7%에 불과하다. 기업보다 개인이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모양새란 얘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인세는 경기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비해 소득세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며 “2013년 이뤄진 최저한세율 인상 등 세법개정이 올해 세수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금 활용 숫자 맞추기 = 총 세출은 291조5000억원이 집행됐다. 예산현액(예산액+이월액)인 317조원의 91.9% 수준이다. 일반회계는 예산현액(250조원) 대비 94.5%인 236조4000억원, 특별회계는 예산현액(67조원) 대비 82.3%인 55조2000억원 집행했다. 이월은 8조원, 불용은 17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불용규모는 2013년(18조1000억원)에 비해 6000억원 줄었지만 2년 연속 10조원대 불용을 기록했다. 자금 운용에 여유가 있는 공자기금으로 나갈 전출금을 축소하는 방식을 택했다. 노형욱 기재부 재정업부관리관은 “경기회복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경기영향이 없는 내부 지출을 조정하는 등 사업비 불용은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