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 항해사 '맹골수로' 사고날 처음 운항했다"(상보)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무리한 변침'으로 잠정 결론냈다. 사고 당시 운행을 맡은 20대 3등 항해사는 처음으로 '맹골수로' 구간을 운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합수본 "사고원인은 무리한 변침" 잠정 결론


합수부는 19일 오후 광주지검 목포지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월호 침몰 원인은 현재까지 잠정적으로 무리한 변침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결론일 뿐 외부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며 추가 수사도 진행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합수본 관계자는 지나친 방향 변경으로 배가 전복된 것이 사실이라고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다만 변침을 한 원인이 무엇인지, 또는 기계적 결함이 있었는지는 앞으로 조사에서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경험이 적은 항해사가 처음으로 사고 구간에서 운항을 맡은 사실도 확인됐다. 합수본에 따르면 경험이 적은 3등 항해사 박모씨(25·여)가 사고 당일 처음으로 맹골수로 구간을 운행한 사실이 조사 결과 드러났다.


항해사들은 운항 중 순환 근무를 하는데 평소 다른 구간에서 운항을 맡던 박씨가 사고 당일 출발이 늦어지며 계획과 달리 맹골수로 구간에서 근무하게 됐다는 것이 합수본의 설명이다.

◇ 3등 항해사·조타수 '책임공방' 진술 엇갈려

세월호 침몰의 핵심 관계자로 구속된 3등 항해사와 조타수는 수사 과정에서 진술이 엇갈리는 등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본 관계자는 "사고 당시 3등 항해사와 조타수 사이에 지시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합수본은 선장 이준석씨(69)가 사고 직후 선원과 승객들에게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해서도 파악 중이다. 현재까지 수사를 통해 이씨가 승객들을 뒤로 하고 먼저 탈출한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합수본은 "이 점을 고려해 (이씨에 대한) 특가법 적용을 영장심사 청구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합수본이 적용한 특가법의 최고 형량은 무기징역으로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적용된 혐의 중 가장 처벌이 무겁다.

이씨는 이날 새벽 영장실질심사 직후 "승객들에게 대피 지시를 내렸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렸다"고 짧게 답했다. 이에 대해 합수본 관계자는 "이씨가 제때 대피 지시를 내렸는지는 범죄 사실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부분이라 현재로서는 밝히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처벌 대상 확대될수도"

합수본은 수사 과정에서 혐의 사실이 인정될 경우 구속된 선원들 외에도 처벌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합수본은 현재까지 구속된 3명 외에 추가로 10여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책임소재가 확인되는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합수본 관계자는 "선박에 대한 불법개조와 증축에 대한 처벌 기준이 법에 명시돼 있다"며 "불법개조와 증축이 선체의 결함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면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책임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