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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증권사 대리 "직원은 박지성이 아니다"

사내 인트라넷에 쓴소리 "삭감되는 급여, 떠나는 직원…희망이 없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입력 : 2013.01.30 10:34|조회 : 11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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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증권사 대리 "직원은 박지성이 아니다"
불황으로 증권가가 어려운 가운데 한화투자증권 (3,130원 상승10 -0.3%)을 떠나는 한 직원이 사내 인트라넷에 회사에 고하는 직언을 올렸다. 이 직원은 한화투자증권의 △희망퇴직 △과도한 영업목표 △사고에 책임지지 않는 자세 등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경북의 한 지점에 근무하는 K대리는 인트라넷에 회사를 떠나는 글을 올리며 "마지막 출근일인 오늘 회사를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 시원함이 앞선다"고 말문을 뗐다.

그는 "2007년 증시 활황장 끝에 입사한 당시 한화증권은 신용과 의리로 똘똘 뭉쳐 힘든 일은 이겨냈다"며 "이제는 그런 분위기는 사라지고 서로 살아남기 위한 힘든 모습만 남았다"고 말했다.

K대리는 "260명의 자식을 떠나보내며 위로의 말 한마디 없는 회사, 260명의 자식이 나갔지만 임원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고 직언하며 "부양할 윗 사람은 많은데 아랫사람은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자식인 저는 가출을 결심했다"고 적었다.

2010년 한화증권은 푸르덴셜투자증권을 인수했고,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아 통합 한화투자증권으로 출범했다. 합병 과정에서 약 2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진통을 겪었다.

글쓴이는 "우리 회사는 캠페인으로 고객을 괴롭히지 않겠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내세웠지만 내부적으로는 캠페인이 계속됐다"며 "직원도 고객인데 과연 우리가 다른 곳에서 한화투자증권과 거래해보라고 자신 있게 권할 수 있겠는가"라고 탄식했다.

이어 "금융은 신뢰로부터 시작된다고 배웠다"며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그 직원들의 가족이 한화투자증권과 거래를 할 수 있는 그런 회사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실적에 대한 압박도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직원들의 상반기 실적 목표 배분액은 어마어마하다"며 "그걸 달성해도 회사는 적자라고 지적하는데 마른 행주도 계속 쥐어짜면 찢어진다, 직원은 무한체력 박지성이 아니다"고 말했다.

2010년 금광기업 기업어음(CP) 부도 사태를 회고하며 "당시 회사는 엄청난 영업 드라이브를 걸었다"며 "하지만 정작 사고가 터졌을 때 직원에게 위로의 말 한마디 없었던 곳이 회사인데 직원이 어떻게 회사를 믿고 영업을 하겠는가"며 탄식했다.

지난 2010년 1월 한화증권은 그 해 4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금광기업 CP를 신탁고객 대상으로 약 200억원 어치 판매해 홍역을 치렀다.

창의성은 없고 획일화돼 가는 회사 정책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았다. 계속되는 대형사의 벤치마킹 실험, 실패에도 불구하고 피드백도 없이 계속되는 모방, 일은 뒷전이고 밤낮으로 계속되는 보고서 쓰기가 영업을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K대리는 회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몇 년 뒤에 한화투자증권의 모든 직원들이 'K라는 건방진 놈이 있었는데 지금쯤 회사 그만둔 걸 후회할 거다'고 말하게 해달라"며 "회사를 걱정하는 마음에 이 글을 남긴다"고 끝을 맺었다.

K대리는 현재 퇴사 직전에 쓰는 장기휴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K대리가 인트라넷에 올린 글은 10분 만에 500클릭을 돌파하는 등 사내에서 광범위하게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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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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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HyeYoung Won  | 2013.01.30 14:47

용기가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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