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마니아의 논리적 '결별' 선언문 업계 파장

↑ 에드 콘웨이의 블로그(http://www.edmundconway.com)에 실린 애플에대한 전향통지글.

영국 위성방송 뉴스채널인 스카이 뉴스의 경제부 편집장이자 실물경제(Real Economy)의 저자인 에드 콘웨이(ED conway)의 블로그글 한 편이 IT업계에 의미있는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애플제품에 대한 비판은 숱하게 제기됐지만 그의 글은 오랫동안 애플제품을 지지하고 신뢰하던 마니아가, 최근 애플의 행태와 제품에 실망해 전향하게 된 과정을 설득력있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


그는 지난 9월 출시된 아이폰5를 한 달 남짓 써본 뒤 애플과 헤어지기로 결심하고 그 이유를 애플 CEO 팀쿡에게 공개편지 형태로 설명했다.

그는 편지에서 지난 99년부터 애플과 함께 지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여드름투성이 10대부터 아이북을 샀고 애플 제품은 출시되는 데로 사 모을 정도인 애플의 대변자였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나는 이제 당신을 떠난다. 이미 아이폰을 삼성제품으로 바꿨다. 그 이유는 애플 때문"이라면서 5개 항목에 걸쳐 조목조목 설명했다.


콘웨이는 먼저 iOS6 운영체제를 두고 "정말 형편없는 운영체제로 어떤 식으로든 아이폰의 성능을 향상시킨 기능은 단 하나도 찾기 어렵다"고 혹평했다.

그는 "지도 애플리케이션은 특히 끔찍하며 스마트폰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기능을 근본적으로 바꾸면 이용자가 큰 불편을 겪는다는 점을 미리 고려했어야한다"고 지적했다.

음악찾기 서비스인 '아이튜스 매치'에 대해서도 "과거에는 개별적으로 음원을 내려받던 게 지금은 무조건 앨범전체를 내려받아야하고 나중에 지울 수도 없다"면서 "이용자가 어떤 노래를 저장하고 지울지 권리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통제의 의도마저 읽힌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애플이 아이폰에 끼워넣은 수많은 앱들은 미안하지만 모두 쓰레기"라며 "특히 시리(음성인식기능)는 큰 의미가 없는데 대부분 욕설을 이해하는가 채크할때만 쓴다"고 말했다.

콘웨이의 두번째 지적사항은 애플이 핵심을 잃었다는 점이다. 그는 "애플이 혁신과 거리가 멀었지만 혁신을 적용하고 꽃피우는 데는 탁월했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그는 "애플이 3년전 아이패드 이후 세상에 내놓은 제품이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클라우드 저장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는 드롭박스보다 못하고 복잡하며 화상통화기능 페이스타임은 스카이프에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이 이제 최고의 SW를 만들지 않는 것 같으며 과거처럼 SW들이 서로 긴밀하게 맞아 들어가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나아가 그는 언제부턴가 애플이 너무 쉽게 타협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의 맥킨토시광고(1984)를 거론하며, "과거의 애플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광고를 만들어냈느데 지금은 잘난 척 만하는 컨셉으로 형편없는데다 경쟁사에 뒤진다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삼성태블릿을 판매금지시키려다 실패한 뒤 삼성에 보낸 서류가 있는데 이를 읽고 애플이 매섭고 까탈스러우며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애플이 아이폰5의 하단 연결부를 '라이트닝독'으로 바꾼 것도 기존 악세사리를 버릴 수 밖에 없도록하고 제품을 노후화시켜 수명을 단축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같은 이유로 애플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결론지었다.

콘웨이는 "당신의 경쟁사 제품으로도 똑같이 행복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고 더이상 애플 로고가 찍힌 무언가를 사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당신(팀쿡)이 요즘 보여주는 평범함을 참는데 진절머리가 났다"고 이별을 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