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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순이 주부 "커피 끊기는 초보, 고단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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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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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0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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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고물가시대 탈출법/ '눈물겨운' 물가절약 풍속도

키워 먹고 만들어 먹고… '자급자족 경제'
"냉장고에 영수증 붙이니 장 볼때 4만원 절약"


지난 1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 12년래 최저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지수는 전혀 딴판인 듯하다. 농산물값이 급등하며 장바구니 물가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전기세 등 공공요금마저 인상되고 있어 지갑 열기가 영 부담스럽다.

그야말로 '남편 월급 빼고 다 오른' 살림살이에 주부들의 '짠돌이 지수' 역시 눈에 띄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주부들은 요즘 한푼이라도 더 아끼기 위한 처절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사진_머니투데이

◆"필요한 건 직접 해결" 베란다 채소·홈베이킹 인기

쿠키커터, 홈메이드 빵틀, 스테인리스 원형 케이크 만들기틀. 최근 다이소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품목이 이와 같은 홈베이킹 재료다. 식탁 위 장바구니 물가를 줄이기 위한 주부들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다이소 관계자는 "주부들이 가장 쉽게 줄일 수 있는 것이 식비다"며 "그래서 그런지 다이소에서는 매달 40~50개의 새로운 품목이 출시되는데 그중 다양한 모양의 쿠키커터 등이 인기다"고 말했다.

4살 아들을 둔 최승민씨(33)는 "요즘 물가가 너무 비싸서 가능하면 외식은 잘 안하게 된다"며 "아이가 먹을 간식 하나만 사도 2000원이 넘는데, 집에서 식혜나 쿠키 같은 간식을 만들면 2000원도 안 들어간다. 한달에 3만~5만원은 충분히 아낄 수 있다"고 자랑한다. 그는 "얼마 전에도 전기밥솥업체에서 실시한 '가계절약 프로젝트, 외식비 줄이고 간식 만들기' 이벤트에 참여했다"며 "요즘엔 온라인마켓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관련 제품이 워낙 다양한데다 인터넷에 레시피 등 정보도 많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빠듯한 지갑 사정에 '필요한 건 직접 해결하는' 풍속은 이뿐만이 아니다. 웬만한 아이옷은 만들어 입히는가 하면, 피부관리도 비싼 숍을 찾는 대신 홈케어로 해결한다.

'주부 9단'들의 인터넷 블로그도 예전에는 요리나 인테리어 등의 게시물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여자 아이 원피스 만들기, 액세서리 만들기와 같이 범위가 다양해지고 있다. 손품이 들더라도 가격이 저렴한 DIY 제품의 인기는 더 높아졌다.

최근에는 집에서 싱싱한 채소를 길러 먹는 풍경도 자주 볼 수 있다. 날씨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데다 국제농산물 가격에 따라 국내 채소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어 필요한 채소를 안정적으로 자급자족을 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는 것. 옥션에 따르면 올해 5~7월 베란다 채소용품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났다.

부산에 거주하는 이혜정씨(53)도 최근 베란다에서 상추와 정경채 등을 기르기 시작했다. 그는 "대형마트에 가면 유기농채소가격이 많이 비싼데 텃밭 만드는데 2만원밖에 안 들었다"며 "혼자 집에서 멍하게 있는 시간에 채소 가꾸는 재미도 쏠쏠하고 녹색이 있어서 그런지 집안 분위기도 새롭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인터넷 절약 노하우 공유 "습관 바꾸기 고군분투"

"돈 들어오는 곳은 한정돼 있는데 나가는 곳은 왜 이리 많은지. 두 아이 기르는 엄마인데 아이들한테 들어가는 돈이 매달 100만원이 넘습니다. 저도 일하고 있지만 감당이 되지 않아서 어떻게든 돈을 아껴 쓸 요량으로 생활비를 대폭 줄여보려고 합니다. 케이블TV도 끊고 전기코드는 되도록 다 빼놓고 있는데도 만만치 않네요. 이럴 때 도움 되는 조언 없나요?"

"외벌이 신혼부부입니다. 곧 있으면 아기가 태어나요. 원룸에 살다가 신랑 회사 부근 아파트로 이사했는데 전기세, 가스비 등 관리비를 아끼기 위해 둘이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세웠어요. 첫 관리비 고지서 공개합니다. 힘든 만큼 아낀 것 같아 흐뭇하네요.^^"

대표적인 생활비 절약 인터넷 커뮤니티인 '짠돌이카페'에 올라온 게시글이다. 계속되는 불황으로 생활비에 비상이 걸린 주부들이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곳 외에도 절약 노하우를 공유하는 카페와 '주부 9단'들의 블로그에는 막다른 길에서 소비습관을 바꾸려는 결심을 내비치거나 자신들의 절약 성공담을 공유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자취 중인 이연미씨(33)는 최근 '커피 줄이기'에 도전 중이다. 카드 적자가 심해 사용내역을 살펴봤더니 총지출비용 중 커피값의 비중이 상당히 컸기 때문이다. 이씨는 "점심 먹고 습관처럼 커피숍을 찾을 때는 가볍게 생각했는데 한달동안 커피값으로 지출한 금액이 상당한데 놀랐다"며 "지금 당장 손쉽게 줄일 수 있는 유일한 지출 항목이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커피나 담배 등 기호식품 끊기는 그래도 어렵지 않은 과제다. 이처럼 당장 아낄 수 있는 항목부터 천천히 소비습관을 바꾸려는 것은 초보자 수준. 취재 중 만난 짠돌이 고단수 주부들은 장보기 습관을 대대적으로 바꿨다며 자랑했다.

서울 신림동에 거주하는 주부 조성진씨(42)는 냉장고 사용법부터 장보기 습관까지 바꿨다. 요즘 매일같이 들어가는 한 인터넷 절약 카페의 노하우를 참조했다.

그가 가장 먼저 바꾼 습관은 냉장고 앞에 영수증 붙여놓기다. 재래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 장을 본 영수증을 가계부를 쓴 뒤에도 차곡차곡 정리해 모아두는 것이다. 굳이 냉장고 앞에 붙여두는 이유는 냉장고 안에 남은 재료를 파악하기 쉽도록 해 냉장고 문을 여는 횟수를 줄이면서도 장 볼 품목을 정할 때 쉽게 참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실천해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효과가 크다는 게 조씨의 설명이다. 그 결과 장을 한번 볼 때마다 10만원을 훌쩍 넘어가던 비용이 6만~7만원대로 줄었다고 한다.

조씨는 "한꺼번에 다 바꾸는 건 무리이고 습관을 하나씩 바꾸려고 하는데 아직도 시행착오가 많다"며 "처음 영수증을 붙여놓았을 때만 해도 남편이 지저분하다며 싫어했는데 요즘은 같이 장을 보면 먼저 영수증을 챙겨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형광등 3개 중 2개만 켜기를 시도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인 두 아이들이 반대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잘 적응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그는 "한푼이라도 아쉬운 상황이니 어쩔 수 없이 '짠순이' 노릇을 하는데 이러는 내 모습이 궁상맞게 느껴져 싫었다"면서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나도 모르게 적응해 있더라. 요즘엔 인터넷에서 배운 노하우를 다른 친구들에게도 전파하고 있다"며 웃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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