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MB 불통연설" 한 목소리 비난

야권은 14일 이명박 대통령이 6·2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국정 현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것과 관련, "일방적인 '불통 연설'이었다"고 성토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방선거에 나타난 민심에 대해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실망스럽고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민심을 받드는 일은 가능하면 빠를 수록 좋은데 이를 게을리 하고 민심을 거스르면 큰 실책이 될 것"이라며 "민심을 받드는 일을 뒤로 미루지 않는 게 이 정권에도 좋고, 국민도 바라는 바"라고 지적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여전히 정치적 수사만 되풀이했다"며 "국군통수권자로서 46명의 장병과 천안함이 두 동강 난 것에 대해 아직도 사과 한 마디, 유감조차 표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대통령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경기가 이미 회복됐다'고 했는데, 과연 어느 중소기업의 경기가 회복됐느냐"며 "중소기업은 지금 참으로 어렵고 자영업자는 더더욱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 "대통령 스스로 국론분열을 걱정한다면 스스로 철회하는 게 옳다"며 "4대강사업에 대한 인식을 봐도 대통령은 여전히 독선으로 가득 차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치수사업으로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 대통령이 모든 TV와 라디오를 독점하면서 국민에게 소통이 아닌 '일방적 통보'를 했다"며 "모든 TV, 라디오도 정 대표의 반론연설을 생중계 해 달라"고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 연설에는 국민이 원하는 답이 없었다"며 "여야가 모두 원하는 인적쇄신 문제를 계속 밀고 나간다는 것은 대통령이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게 하는 만큼 대통령 스스로 빨리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한마디로 '불통 연설'이었다"며 "세종시 문제를 국회에서 표결로 처리해 달라는 말은 그동안의 국가적 혼란을 모두 국회에 떠 넘긴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최고위원은 "인적쇄신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없었다"며 "내일이 6.15남북공동선언 10주년인데 언급 한 마디 없었다"고 성토했다.

김기성 창조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반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담화"라며 "6·2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경고는 외면한 채 책임 회피와 국정 홍보에만 치중한 자기변명에 불과했다"고 평가절하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천안함 참극에 대한 군의 책임을 논하기 앞서 군통수권자로서 46명의 희생 앞에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어야 마땅했다"며 "국회 표결을 요청하기에 앞서 수도권과 지방을 대립구도로 만들고 국론을 분열시킨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