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권 입주폭탄에 '휘청'

서울 강북권의 대표적인 신규 주거지역으로 꼽히는 미아뉴타운과 길음뉴타운에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일대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빠지고 있다. 말그대로 '입주폭탄'을 맞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 초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며 시장 전반이 침체 국면에 빠져든 경기 고양시와 용인시 사례를 감안할 때 서울 강북권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미아뉴타운과 길음뉴타운 입주는 오는 7월까지 이어진다. 입주량은 4622가구.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있다. 시세가 분양가보다 싼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말 입주가 시작된 강북구 미아동 래미안미아뉴타운1,2차의 경우 중대형을 중심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래미안미아뉴타운2차에서 가장 큰 주택형인 141㎡(이하 공급면적)는 분양가가 6억4000만원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6억원까지 가격을 낮춘 물건이 나와 있다. 이 주택형은 한때 5000만원 이상 웃돈이 붙기도 했다.

1차(1247가구)와 2차(1330가구)를 합해 모두 2577가구가 한꺼번에 입주하는데다 최근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잔금 마련을 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놔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다음달까지 2000여가구가 입주하는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길음뉴타운 8단지 래미안 145㎡는 분양가(7억4000만원) 보다 40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에 분양권 매입이 가능하다. 1497가구의 길음뉴타운 8단지 래미안이 이달말, 548가구의 길음뉴타운 7단지 두산위브가 다음달 입주에 나선다.

입주단지뿐 아니라 주변 기존아파트들의 가격 하락세도 눈에 띈다. 미아동 SK북한산시티 109㎡ 매매가는 3억5000만원 선으로 한달 전에 비해 2000만원 가량 내렸다. 성북구 종암동 종암2차아이파크 76㎡도 4월말에 비해 1000만원 이상 낮은 3억3000만원 수준에 구입할 수 있다.

전세가격도 약세를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래미안미아뉴타운1차 109㎡ 전셋값은 4월말 2억원선이었으나 지금은 1억8000만원까지 낮아졌다.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 통계에서도 지난 한달간 강북구 전세가격은 0.64% 떨어져 서울 25개 자치가 가운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길음뉴타운 2,3단지 푸르지오 135㎡는 한달 전보다 2000만원 떨어진 2억~2억1000만원선에 전세 물건이 나와 있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은 "시장이 침체되면서 지난해 말부터 경기 광명, 고양, 용인 등이 대규모 입주에 따른 몸살을 앓아 왔다"며 "7월까지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서울 강북권의 경우도 거래부진과 집값 하락의 움직임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