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노조 명단공개…교육계 지각변동?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교원노조 명단을 전격 공개한 것과 관련, 교육계가 향후 학교 현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노조의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는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찻잔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교조 관계자는 20일 "극단적 보수 성향을 가진 학부모가 담임의 전교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학교 현장에서 교권침해가 만연될까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전교조 사무실에는 지금도 보수단체 회원들의 협박 전화가 끊이질 않는데 앞으로는 일선 학교에 직접 이런 전화가 자주 걸려올까 우려스럽다는 것.


명단 공개로 활동 위축은 물론, 조합원 이탈에 대한 걱정도 늘게 됐다. 최근 1년 동안 전교조 조합원 수는 10% 넘게 줄었지만 명단 공개로 이러한 흐름이 더 가속화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이런 우려는 보수 성향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마찬가지로 하고 있다. 교총 관계자는 "명단 공개 이후 대원외고에 전교조 교사는 없고 교총 교사들만 있어서 불법찬조금 비리가 터진 게 아니냐는 전화를 받고 있다"며 "국민 중에 범죄자가 있다고 범죄국가로 몰아부칠 수는 없는 것인데 이상한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명단공개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한국교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조 의원이 교원단체 및 교원노조의 명단을 전격 공개한 것은 법적근거가 미비하고 법원의 결정을 부정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일부 인사들이 교육문제를 정치문제로 비화시키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를 표시했다.


전날 손해배상 청구 방침을 밝힌 전교조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과 조 의원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전교조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았다"며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형사고발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교원들의 우려와 달리 명단 공개가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처럼 혼란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정보공개라는 큰 물결 속에서 교원노조 가입 여부는 작은 지류에 불과하다"며 "학교회계, 강의평가, 급식평가, 학교폭력 등 모든 것들이 세세하게 공개되면 학부모들도 학교나 교사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식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