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구속에 논객들의 '말말말' 열전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구속에 다른 논객들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사이버 공간에서의 자유를 강조했던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같은 논객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사이버 공간의 자유나 한국경제 전망 등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다소 의외의 논객들까지 입을 열기 시작했다.

↑군사평론가 지만원씨

'문근영 기부천사 만들기는 좌익세력의 작전'이라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군사평론가 지만원씨는 12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좌익 경제스승 미네르바는 싫지만 검찰의 주장은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미네르바가 20억 달러의 손해를 입혔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 "미네르바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가운데 누가 더 큰 피해를 주었냐"며 "미네르바를 구속하려면 강 장관은 더 강력하게 구속해야 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이런 식으로 사람을 잡는 것이야 말로 전근대적"이라며 "검찰의 판단에 경악을 금치 못 한다"고 강조했다.

↑전원책 변호사

거침없는 발언으로 유명해진 보수 논객 전원책 변호사는 미네르바 열풍에 대해 "철부지 인터넷 논객 때문에 온 나라가 놀아난 꼴"이라고 비판했다. 전 변호사는 12일 저녁 MBC 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출연해 "(미네르바의 주장 때문에) 중소기업과 개인들이 전부 달러구매에 나서 정부가 환율방어를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미네르바는 '코스피 지수가 500까지 떨어진다', '생필품을 사재기해라'라고 주장해 서민과 약자를 불안케 했다"며 "이래놓고 서민과 약자를 위했다고 핑계 대는 것은 떳떳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가수 조영남

가수 조영남은 이미 '말'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조영남은 지난 10일 방송에서 미네르바에 대해 "점쟁이 같은 모르는 남의 말을 추종하는지 모르겠다", "다들 믿다가 잡아보니 별 이상한 사람이었고 다 속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청취자의 항의를 받고 12일 사과했다.

정치권의 훈수도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미네르바의 구속을 '민주주의의 후퇴'로 규정하고 검찰을 향해 포문을 쏘아 올렸다. 미네르바의 구속은 사이버 공간 내 발언의 자유를 침해하는 상징적인 행위라며 사이버모욕죄를 적극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의원의 의견은 분분하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13일 "미네르바의 구속은 거짓말을 해서 구속된 것"이라며 "미네르바 사건과 사이버모욕죄를 동일하게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공성진 의원과 정두언 의원은 미네르바의 구속은 사법부의 과잉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미네르바가 활동했던 인터넷 공간도 뜨겁다. 일부 인터넷 논객이 한국 경제를 전망한 글을 지우거나 경제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미네르바가 최상류층이라고 주장했던 논객 'readme'는 연일 미네르바에 대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12일 새벽 "진짜 미네르바는 잘 지내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주장을 했던 readme는 이날 저녁 "가짜 미네르바를 내세워 있지도 않은 죄를 있지도 않은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려는 코미디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미네르바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주장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미네르바의 변호인은 13일 구속적부심을 청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