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면타개 중대제안' 발표 유보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26일 다음날로 예정했던 국면 타개를 위한 중대제안 계획을 언론에 공개한지 3시간도 안돼 전격 유보했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MB악법 저지를 위한 정 대표의 구상을 말씀드리겠다고 발표했지만 한나라당의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고 말씀드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당내 의견을 수렴한 결과 한나라당의 상황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며 "정 대표의 각오나 제안을 한나라당이 선의로 받아들이거나 정국을 풀어가는 것으로 작동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MB악법 저지를 위한 배수진을 친 상황에서 결단이나 제안의 내용을 밝히는 것이 우리의 전략적 선택만 위축시키는 게 아니냐는 생각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급속한 입장 변화의 배경과 관련해서는 "시점의 판단을 달리한 것일 뿐"이라며 "시기 선택의 문제로 유보가 좋겠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의견수렴 과정에서 당내 반발에 부딪힌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공식 회의나 공식적인 논의를 통해 결정한 것은 아니다"며 "정 대표가 내린 결정"이라고 에둘러 설명했다.

유보 결정 발표에 앞서 민주당은 정 대표가 27일 오후 2시 여야 대치 국면의 타개를 위한 '선 굵은' 중대제안을 할 것이라고 밝혀 관심이 모아졌다.

최 대변인은 정 대표의 중대제안 계획을 발표하며 "야당 대표로서 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고 여당에 제안할 내용을 모아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대제안 유보 결정 이후로도 여전히 제안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이명박 대통령이 민생법안들만을 야당과 협의처리하겠다고 선언하면 대치 국면이 풀릴 수 있다는 제안이 가능하다는 일각의 관측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대제안 발표 시점은 아직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여서 국면 전환 가능성 또한 불투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