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보호예수상태서 이례적 경영권변경

생맥주 체인점 '쪼끼쪼끼'가 우회상장한 코스닥기업 대주주가 지분이 보호예수된 상태에서 보유지분과 경영권을 제3자에게 매각했다. 시장매물로 나올 수 없는 물건이므로 소유는 바뀌어도 문제없다는 것이 금융감독원 설명이나 보호예수상태에서의 경영권 매각은 이례적이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파로스이앤아이 (25원 ▼3 -10.7%) 최대주주인 김서기 대표와 김혜경 씨는 보유주식 80만주(14.72%) 전량을 경영권과 함께 오션스파이브(대표 이석윤)에 주당 1만3875원, 총 111억원에 매각했다. 파로스이앤아이는 원래 정보기술(IT) 회사였으나 생맥주체인점 '쪼끼쪼끼' 등을 운영하고 있던 태창가족이 지난해 12월 흡수합병, 우회상장했다.


앞서 파로스이앤아이는 지난 21일 이석윤 오션스파이브 대표를 신규사업부 총괄 지배인으로 선임했다. 파로스이앤아이의 주가는 지난 15일부터 본격적으로 급등하기 시작해 30일까지 12거래일동안 98% 올라 30일 8860원을 기록했다. 이날엔 대주주 지분매각 소식에 가격제한폭인 14.98%하락, 7380원으로 마감했다.

◇소수주주들의 끊이지 않는 소송 피하기?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서기씨와 김혜경씨는 소수 주주들로부터 잇따라는 소송에 시달려왔다. 주주사인 이제이앤파트너스는 지난 2일 김서기 대표와 김혜경씨, 김태기씨를 대상으로 주식의 대량보유 보고 의무 위반 및 합병과 관련된 공시 서류 허위 제출 혐의로 고소했다. 이제이앤파트너스 대표인 박재홍씨도 지난 15일 이 내용과 관련해 8월31일까지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했다.


이제이앤파트너스는 지난 4월에도 비슷한 내용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승소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김서기 씨 등은 증권거래법상의 대량보유 등 보고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결권행사를 못하도록 판결했었다.

3월에는 소액주주연합 대표인 김광배씨로부터 횡령 혐의로, 김일준 전 등기이사로부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당한 바 있다.

김광배씨는 "김 대표가 파로스이앤아이와 태창가족의 합병과정에서 파로스이앤아이 자산 130억원 가량을 횡령하고 피합병회사의 매출액을 부풀려 합병비율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김일준씨는 "김서기 대표가 2년여의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연예인 전속계약을 이사회 결의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파기해 회사에 전속 계약금 27억여원의 손해가 발생하게 했다"며 서울 구로경찰서에 고소장을 냈다.

파로스이앤아이는 현재 '자본잠식률 50% 이상',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정기주주총회 미개최 또는 재무제표 미승인' 등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다.

◇파로스이앤아이는 어떤 회사?

우회상장으로 파로스이엔아이 최대주주는 기존 길영국 대표외 2명에서 김서기 태창가족 대표 외 1명으로 변경됐고, 이들이 보유한 주식 80만주는 합병기일로부터 2년간(2009년 12월18일까지) 보호예수키로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호예수 물량은 예탁원에 예탁돼 시장매도가 불가능하므로 소유권을 다른 경영인에게 양도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이런 경우는 이례적인 사안이라 문제가 없는지는 재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비공개법인이 우회상장한 경우에는 2년간 계속 보유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가 보호예수기간내 매각할 경우에는 코스닥상장 규정 24조 매각제한 위반시 조치에 따라 인수자는 보호예수기간 2년에 1년을 추가 승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합병시 예탁된 물량이 3년간 보호예수된다는 설명이다.

파로스이앤아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171억원으로 전년대비 1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99% 감소해 1534만원에 그쳤다. 순손실은 125억원으로 전년도 19억원의 순이익에서 적자전환했다.

올 1분기에는 매출액 44억8400만원, 영업손실 4억7400만원, 순이익 6억2300만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