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변동성 확대, 유가 강세 끝났다?

원유 시장이 극도의 변동성에 시달리고 있다. 유가의 방향성을 놓고 불붙은 논쟁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 상승세가 너무 과도하다는 인식과 추가 상승세를 기록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베팅이 시장에서 팽팽하게 맞서며 유가도 예측을 불허하는 혼란에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유가는 이미 하루에도 10달러 이상 올랐고 이틀새 16.23달러나 오른 전력이 있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하루 변동폭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유가 변동성 확대를 두고 이제 원유 시장의 강세장은 끝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가가 확연하게 상승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있는 점이 강세장의 종언을 뜻한다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간) 정규장 개장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7월 인도분 유가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139.89달러까지 5달러 이상 급등했다. 지난 6일 기록한 장중 최고가 139.12달러를 넘어서는 것이다.


장초반 유가 급등은 달러가 유로에 대해 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는 헤지를 유발한다. 노르웨이 석유기업인 스타트오일하이드로의 북해 오세버그 유전 굴착장치 화재로 하루 15만배럴 유정의 생산이 중단됐다는 소식도 심리 위축을 불러 유가 상승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노르웨이 유전의 화재 원인이 사소한 전자장치 관련 사고였음이 알려졌고, 사우디아라비아가 7월부터 생산을 늘릴 것이란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시장은 이내 냉정을 되찾고 하락 반전했다.

결국 WTI 7월물 가격은 전날에 비해 25센트 떨어진 배럴당 134.61달러로 마감했다.

유가는 올들어 40% 이상 급등했다. 유가가 소비를 줄이기 전에 얼마나 더 오를 수 있을지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ICAP/유나이티드 에너지의 월터 짐머만 시장 책임자는 "이날 유가 변동성 확대는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논란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면서 "급등해 신고가를 기록한 후 급반락해 하락세로 마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변동성은 과거에 우리가 보던 강세장과는 확연하게 구분된다"고 강조했다. 짐머만의 이 같은 발언은 현 원유시장이 강세장은 아니라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한편 현재 시장의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은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여부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5월 하루 92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중동경제서베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량을 하루 50만배럴 늘려 하루 1000만배럴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