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CEO '금배지 자질론'

24일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가 나란히 발표된 가운데 성공한 벤처 기업가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상위 순번을 받은 배은희 후보(한나라당 3번)와 정국교 후보(통합민주당 6번)의 자질론이 제기되고 있다. 또 침체된 회사와 주가 등과도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 당내 기구인 중소기업강국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국교 후보는 코스닥 상장사인 에이치앤티 (0원 %)(자원개발 및 정보통신기기 업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기업인 출신이다.


대우그룹 근무경력도 있는 샐러리맨 출신으로 성공한 벤처기업가로서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그지만 적어도 지난해의 행적은 이 같은 기대감에서 상당부분 빗나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는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상황에서 보유 지분을 대거 매도해서 차익을 실현했고 회사의 주가는 곤두박질쳐 최고가에서 13분의 1토막 이상 난 상태다. 에이치앤티는 자원개발과 태양광 관련 사업으로 테마주로 꼽히며 지난해 초 4000원대이던 주가가 10월 중 9만원대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했다.

정 대표가 주식을 처분한 것은 4월과 10월 두차례였다. 4월에는 100만주를 팔았고 10월에는 40만주를 팔았다. 주식 물량은 4월보다 10월이 2배 이상 많지만 매각금액 면에서는 4월이 53억여원인데 비해 10월은 343억여원으로 6배 가량 차이가 난다. 그가 10월 중에 주식을 매도한 시점이 연일 주가가 상한가로 치닫고 있던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정 대표와 함께 전무와 상무도 주식 매도에 나섰다.


하지만 대표이사가 주식을 매도하면서 도덕성 논란 등이 벌어졌고 주가는 곤두박질쳐 현재 5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대표이사 등의 매도사실이 알려진 뒤 주가는 5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고 그 다음달(11월)에도 15일 연속 하락(이중 하한가는 9번)하며 5만원대이던 주가는 60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그는 사업상 필요(해외 협력업체와의 수주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주식 매도 사실을 2 ~ 3일 전 예고했다고도 밝혔지만 해명에는 불충분했다는 평가다.

에이치앤티는 그뒤 해외사업과 태양광사업 등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 했고 실적 면에서도 뒷받침해 주지 못 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에이치앤티의 지난해 실적은 905억원의 매출에 13억원의 순익으로 2006년 1657억원의 매출에 101억원 순익에서 크게 뒷걸음질친 모습이다.

주식 불공정 매매 시비에서 한발 빗겨나 있긴 하지만 배은희 후보와 그가 이전에 경영을 맡았던 회사(리젠)도 논란을 낳고 있다. 배 후보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원장(공동)을 맡아 지명도를 쌓아왔다. 배 후보가 여성 과학자로 벤처 기업 경영 경력을 갖고 있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왔고 비례대표 인선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하지만 배 후보의 명성과 걸맞지 않게 리젠은 주인이 바뀌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 배 후보가 학자 출신으로 소유와는 거리가 먼 전문경영인이지만 회사가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운신을 주로 고려해 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젠은 최근 주식 80%를 감자하는 긴급 처방을 내린 바 있고 주요 주주와 대표이사도 계속 바뀌고 경영참여을 선언하는 곳도 나서는 등 혼란에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