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SK에너지에 원유수출 중단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이라크가 SK에너지에 대한 원유 수출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는 29일 "SK에너지가 이라크 중앙정부의 승인 없이 쿠르드족 자치정부와 생산물 분배계약을 체결해 원유개발을 한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원유 수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SK에너지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이라크 국영회사인 소모와의 장기원유도입계약 갱신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갱신을 위한 협의를 계속 진행중에 있다"며 "장기원유 도입 계약 갱신이 늦어지고 있는 동안 현물시장에서 원유를 도입하고 있어 국내 원유수급에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는 한국석유공사, 대성, 삼천리, GS홀딩스 등과 함께 '이라크 크루드 사업 한국 컨소시엄'을 구성해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바지안 광구를 개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라크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라크 중앙정부의 승인 없이 쿠르드족 자치정부와 계약해 유전을 개발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SK에너지 등 각국 석유회사에 원유도입과 쿠르드족 지역 유전개발 중 하나를 택하라고 압박을 가해 왔다.

SK에너지는 지난해 총 2억7000만배럴의 원유를 도입했으며 이중 7.4%인 2000만배럴을 이라크 국영 석유회사와의 장기계약을 통해 도입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 총 원유도입량 약 8억7000만배럴 중 2.3%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라크의 원유 수출 중단은 국내 원유도입 계획에도 일부 차질을 가져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SK에너지를 비롯한 국내 정유업체들은 장기계약과 현물거래를 통해 지난해 총 4659만배럴의 원유를 이라크에서 들여 왔으며 이중 SK에너지는 장기계약을 통해 원유를 수입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