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 전략]昌, 전통보수 결집 노린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선거를 열흘 앞둔 9일 새로운 정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앞서 내년 총선까지 간다고 했지만 창당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의 BBK 수사 결과발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대한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카드다. '창당' 카드로 전통 보수 세력의 결집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또 국민중심당 측을 선대위에 공식 포함함으로써 충청권 표심 몰이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동시에 한쪽에서는 'BBK 검찰수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역풍을 노린다.

이 후보는 9일 방송연설에서 "우리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고 미래비전을 함께하는 모든 세력을 아우르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민중심당과의 연계를 '첫걸음'으로 표현하며 "한나라당을 포함한 모든 세력과 힘을 합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당을 공식화함으로써 한나라당과의 선 긋기도 보다 확실히 한다는 방침이다. 캠프 관계자는 "한나라당에 실망한 전통 보수층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들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지역별로도 '전통 지지세력 공략' 작전이 읽힌다. 9일 이 후보는 대전을 방문해 충청 표심을 공략했다. 캠프 측에서는 특정 지역과 연계시키는 것을 경계하지만 뒤늦은 출마선언으로 한번도 찾지 못한 지역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이회창 후보의 충청지역 나들이는 잦은 편이다. 출마선언 후 첫 지역방문지도 대전이었다.

전날 국민중심당이 지원하는 선대위를 추가로 구성하고 심대평 대표를 선대위원장에 선임한 것도 충청민심 호소 전략의 일환. 아울러 보수기반의 대구 경북지역과 수도권 지역도 이 후보가 즐겨(?) 찾는 주요 공략 대상이다.

또 하나의 전략은 'BBK 의혹 공세'다. 검찰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무혐의' 발표 이후 여론조사 상 가장 타격을 받은 측은 이회창 후보였다. 단독 2위에서 2~3위를 다투는 지경으로 밀려났다. 검찰수사를 기점으로 반전을 노렸던 이회창 후보측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캠프에서는 김경준 씨 변호를 맡는 등 BBK 의혹에 적극 대처에 나섰다.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국가 인권위원회에진정서를 내는 등 활발한 움직임으로 보이고 있다. "BBK 문제는 잘 모른다"(이혜연 대변인, 11월15일 브리핑)며 뒤로 빠져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문제는 뚜렷한 변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반전의 기회가 마땅하지 않다는 게 이회창 후보측의 고민이다. "전략을 만들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까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