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말라던 환율 910원대 추락

머니투데이

이승우 기자

"현재 환율은 우려되지 않는다"며 외환당국이 여유를 부리는 동안 원/달러 환율이 두달여만에 다시 910원대로 추락했다.

역외가 달러 팔자를 주도하고 수출업체들이 이에 적극 가세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원화 절상 심리가 재개될지 주목되고 있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917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7월31일 종가 919.30원 이후 50여일만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로 역외가 달러 약세(원화 강세)에 베팅하는 거래가 늘어나면서 환율이 크게 떨어졌다.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여파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이 점차 완화되고 있는 점도 환율 하락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로 BNP파리바의 펀드환매 중지 사태 이후 환율 상승(달러 강세)에 베팅하며 달러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역외는 최근 달러 순매도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지난 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50bp 금리 인하를 하면서 역외의 달러 팔자(원화 사자)는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서울 외환시장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한주 동안 역외는 10억~15억달러에 이르는 달러 순매도로 전환했다.

추석을 앞두고 국내 수출업체들도 운영 자금 용도의 원화 확보에 적극 가세하고 있다. 또 920원에 걸려 있는 옵션 배리어 터치를 노리는 투기 심리도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역외가 최근 환율 하락을 주도하고 그에 발맞추어 추석을 앞두고 업체들이 가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920원 배리어 터치로 쏟아졌던 물량이 흡수됐고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환율 급상승으로 미뤄졌던 결제 수요가 적극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추가 하락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중은행 딜러는 "920원에 걸려있는 배리어 물량들을 보고 역외도 로컬(국내은행)도 세게 밀어붙였고 하회 이후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고 결제 수요도 만만치 않다"며 추가 하락에 대해서는 신중했다.

한편 전날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은 최근 외환시장에 대해 "지금은 시장 환경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 환율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