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2호, 북핵 실험지 촬영사진 공개(상보)

과학기술부가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2호가 북한 핵실험 추정지역을 촬영한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러나 공개된 영상은 북한의 핵실험 여부를 확인하는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

과기부는 24일 북핵 관련 브리핑을 열고, 박영일 차관이 그동안 북핵 실험 사태 이후의 과기부 대처에 대한 해명을 하며 16일 촬영한 아리랑2호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은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의 2차원과 3차원 영상사진이다.


하지만 공개된 사진으로는 북한의 핵실험 여부를 판단할 지형적 변화 등을 감지할 수 없었다. 아리랑2호와 같은 1m 해상도 카메라를 탑재한 다른 인공위성이 찍은 동일지역의 북핵 실험 이전의 모습과 크게 구분이 되지 않았다.

이날 공개된 영상은 16일 촬영한 것이지만 과기부는 아리랑2호가 북한의 핵실험 계획 발표로부터 실제 핵실험 기간에도 북쪽 지역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박영일 차관은 "지난 3일부터 국가안보기관의 요청에 따라 위성을 운용하고 있다"며 "국가안보기관의 요청에 따라 3일부터 9일까지 북한지역 3곳의 좌표를 촬영했다"고 밝혔다. 또, "11일과 14일에도 핵실험 예상지역을 촬영했으나 기상불량으로 의미있는 영상을 얻지 못했지만 16일에는 촬영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핵실험이 실시된 9일 전에도 국가정보원의 요청으로 북측 지역에 대한 촬영을 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어떤 지역을 촬영했는지, 촬영 결과가 어떤지에 대해서는 안보상 이유를 들어 입을 다물었다.

◆ 관계기관-외국과 협력, 지진 관측 정확도 높일 것

과기부는 북한 핵실험 사건 발생 초기, 핵실험 지역에 대한 잘못된 추정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박 차관은 "지질자원연구원이 초기단계에서 신속한 발표에 주력한데서 오차가 발생했다"며 "외부전문가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 자체 관측자료만을 활용한 점은 보완해야 할 사항이라고 실수를 인정했다.

과기부는 이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부 산하의 기상청과 지질연구원과의 협조체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핵실험 위치추정의 혼선을 방지하고, 진앙지에 대한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지질연구원과 기상청간의 핫라인을 18일 설치했다"며 "양 기관간 진앙지 추정오차가 20km 이상인 경우에는 검증을 거쳐 발표토록 해 정확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질연구원의 초기 북핵 실험지 추정지는 미국, 일본 등 다른나라 기관들의 추정지와 50km의 차이가 났다.

지진 진앙지의 정확한 추정을 위해 중국, 러시아 등 외국과의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지질자원연구원의 오판 원인으로 지진 진앙지의 남측에서만 관측한 게 원인으로 꼽혔다.

박 차관은 "다양한 위치에서 관측을 하기 위해 주변 국가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핵실험 탐지 장비 능력 부족 인정

과기부는 그동안 환경방사능 감시에만 주력했기 때문에 핵실험 탐지용 시설 및 장비는 부족하다고 실토했다. 이번에 스웨덴에서 긴급하게 빌린 제논측정 장비의 경우, 핵실험 여부 판단에 사용되는 장비로 일부 국가에서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는 상황이다.

박 차관은 "제논 측정장비는 핵실험 이전부터 도입 협의를 진행하던 중 핵실험으로 최대한 서둘렀다"며 "우리나라 전문가 4명이 제논 탐지에 적극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부에서 우리의 방사능 탐지와 방사능 방재능력까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극미량의 방사성 세슘 검출능력 등 인체와 환경유해 방사능 탐지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가 개발한 방사능 방재시스템은 IAEA 회원국에서도 활용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방사능 방재능력을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 차관은 "과기부는 북핵 실험과 관련, 기술적·구조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 유사사례 발생시 신속하고도 독자적인 탐지와 방사능 방재가 가능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